토요일 오전 8시.
오늘은 5.18 민주화 운동을 한 그날이다.
원래 어제 서울 고궁탐방을 가려 했었다. 하지만 일정이 엉켜 어제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공부를 했었고 오늘은 마침 5.18이라 광주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서대전역에서 무궁화를 타고 가려했으나..젠장.시간이 늦는 바람에 KTX를 타고 광주로 내려갔다.
하.. 호남선은 왜.. KTX랑 무궁화랑 속도가 같을까... 그런데 왜 돈은 배로 받는지 모르겠다.
여튼.. 우여곡절 끝에 서대전에서 그렇게 출발했다.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광주역.
12시에 도착하니 배가 고파 근처 김밥천국에서 김밥과 치즈라면으로 한끼를 때우고국립 5.18 민주묘지로 518번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기차역을 등지고 우측 편의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타야되더라.
518 버스안에는 대부분 국립 5.18 민주묘지으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할아버지부터 부모님 손잡고가는 어린 아이까지 국립 5.18 민주묘지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가는 길에는 각종 현수막에 깃발에.. 광주 민주화 운동의 뜻을 나타내었다.
어찌보면 상당히 과격한 표현으로.. 어찌보면 당연한 표현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에 들어서니 민주의 문이 보이고 그 옆으로 33주년 추모의 글을 남기는 곳과 급수 봉사를 하는 곳도 있었다.
나도 추모의 글을 남기고 옆에가서 녹차 한잔을 마시고 들어갔다.
민주의 문을 지나 들어서니 추모의 탑이 정면으로 보였다.
추모탑은 마치 중앙 알을 두손으로 감싸는 모습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뭐. 행사는 13시부터 한다고 해서 난 천천히 가서 이미 끝난뒤였다. 오늘 VIP도 왔었다는데.. 뭐.. 그건 그렇고.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단체 혹은 개인, 가족별로 와서 줄을 서서 참배를 하고 있었다.
뭐.. 5.18 기념일이라지만.
솔직히 이것을 과연 기념을 해야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기념이라는 단어 보다는 추모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유역봉안소로 들어가보았다.
묘소에있는 분들의 영정 사진을 모셔놓은 곳이다.
안의 사진은 딱히 찍지 않았다.
사진 하나하나 보며 어린 학생부터 나이드신 어르신까지..
민주화 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이었기에.
묘역에 많은 단체 및 사람들이와서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참배를 드리고 설명을 들었다.
나도 한 무리를 쫓아다니며 이런 저런 설명을 들었다.
자원봉사자들은 A4에 인쇄된 자료 묶음을 보며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설명을 했다.
국사 및 근현대사에서 5.18에 대해 얼마나 배웠나 생각해보면..
참 몇줄 안되게 배운 것같다.
5.18 에 대해 나도 많이 모르기에 광주까지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내려왔다.
이.. 5.18 이 너무나도 많은 정치적 이념이 대립되어 다투고 있다는게 너무.. 그랬다.
역사의 판단은 후세에 맡긴다고 했다.
이는 사건에 대한 이해득실을 배제한 채 오직 사건 그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 아직 우리는 그럴 준비가 안된 것 같다.
민주화 운동은.. 독재군부정권의 희생양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들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지..
독재군부정권으로부터 자유를.. 민주주의를 희망하며 정부군의 총칼에 맞섰다.
당시 북한군의 움직임이 있어 정부에서 차단해야한다며 군을 움직였다.
실제. 그런 움직임은 없었지만.
군인복무규율
1. 국군의 이념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
2. 국군의 사명
국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평화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
약 2~3km구간이 현수막과 깃발, 그리고 추모의 글을 띠를 묶어 이곳이 8.15 민주묘지 임을 보였다.
그리고 전남대에 가보았다.
가는길에 버스를 잘못타서 동강대에서 내려서 그냥.. -_- 걸어갔다.
한 20분쯤 걸으니 전남대가 보였다.
길따라 전남대로 들어가니 민주화 운동의 최초 발원지 답게 5.18에 관한 현수막이 길을따라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전남대 5.18 역사관이 보였다.
앞에가니.. 6월 27일일 개관. 아..
근데 안에 사람이 보였다. 그래서 문을 열려고 하니 .. 아주 굳게 닫혀 있었다.
혹시나 해서 뒤로 돌아가니 특별히 5.18이라 입장을 원하는 사람은 아래의 번호로 전화하라고 되어있었는데..
그냥 다른데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 걸어 올라가다보니 박승희 열사와 91 분신정국 12열사에 대한 합동분향소도 있었다.
무슨 분향소인지 궁금했었다.
미대생 같은 학생 두명이 서 있었지만.. 보기에 그냥 지나가다 들른거 같아서 묻지는 않았다.
그런데.. 왠 일본인 중년 한쌍이 나한테.. 이게 뭐냐고 물어봤다..
아까 그 미대생같은 두명에게 묻고 나한테 온듯 했다.
나도 뭐.. 어.. 나도 잘 몰라서 방금와서 읽고 있었다고..그렇게 밖에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보내도 나도 .. 설명을 하나씩 읽어 보았다. 5.18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당시 정권의 폭력적인 탄압에 분노하여 2만 학우 단결, 노태우 정권 퇴진, 미국 반대 를 외치며 분신항거 하였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뭐.. 나도 그랬고 거기 있던 아무도 알지 못했고 설명해주지 못했다.
기왕 전남대에 온김에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전남대는 우리학교와는 달리 뭔가 탁트인 기분이 들었다.
우리학교는 뭔가.. 오밀조밀 모여있어 갑갑한 느낌이 있는데.. 여긴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넓은 운동장이 있어 그런지.. 여튼 뭐 그랬다.
그런데 건물은.. 음. 우리학교가 더 나아보였다. 뭐 새로 지은게 많아서 그런지..
이래 한참을 돌아다니다 학교 관계자인 것처럼 보이는 분께 물어봤다.
광주에 5.18 관련해서 돌아볼 곳이 어디 있냐고 그러니 금남로 광장과 5.18 기념공원을 설명해주시고 그밖에는 특별할게 없다고 하셨다.
나도 뭐.. 감사합니다. 하고 그냥 전남대를 떠나왔다.
그냥 카톡으로 광주사람인 영민이형한테 물어봣다.
형. 광주오면 뭐 볼게 있어요?.라고 했더니 궁전제과, 수일통닭, 양동통닭 여긴 꼭가봐야 된다고 해서 궁전제과에 갔다.
여긴 솔직히.. 5.18 기념공원 간다고 버스를탔는데.. 반대로 왔다. -_-..
버스안내에 금남로가 들리길래.. 어.. 왜 금남로는 반대쪽인데.. 이러고 있었더니.
내가 반대로 탄거였다. 아.. 내가 이래서 버스를 안탄다..
여튼 그렇게 내려서 구글 지도로 검색해서 겨우 도착했더니 와.. 사람이 진짜 바글바글 거렸다.
그중에 뭐를 먹어야 하나 해서 그냥.. 아무꺼나 집었다.
뭐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걸 커피랑 같이 먹었는데.. 아.. 커피가 너무 달아서 망이었다. 여튼 뭐 괜찮은 곳이었다.
금남로를 따라 민주화 광장으로 가보았다.
여기엔 구 도청이 있는데 지금은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으로 바꾼다고 공사중이었다.
임시로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이라 만든 공간이 있긴한데 현재 문학제 및 전국문학인대회를 하고 있었다.
잠깐 들어가보았지만.. 내가 다들 신기한지 계속 힐끔거리며 보길래 그냥 나왔다.
밖에는 분명 아무나 들어와서 즐기라고 되어있었는데..
여튼 뭐 그랬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라 주변이 많이 복잡해보였다.
그래서 그냥 이리저리 둘러 다니기로 했다.
국립 아시아 전당을 등지고 금남로를 바라보니 왠 건물에 LOVE LIFE라고 그려져 있었다.
이런거.. 괜찮지 않나?
금남로를 걷다보니 표지판에 예술가의 거리라고 있길래 한번 찾아가봤다.
거기에 오월길 방문자 센터라고 되어있길래 한번 가봤다.
입구에는 오월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5월에만 운영되며 이는 내년 5월1일에 발송된다고 한다.
뭐.. 편지 쓰긴 그렇고 안에 들어가봤다.
가이드 분께 물어보니 이것 저것 설명해주셨다.
오월을 걷자 라는 가이드북을 보니 훨씬 많은 설명이 되어 있었다.
아.. 진작에 여기부터 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 북을 따라 가보니 전남여고가 있었다.
안에는 5.18 역사 기념관이 있었지만..
왠지. 들어가긴 그랬다. 모교도 못들어가는 마당에 여기야 가능할까 해서..
그냥 지나쳐갔다.
뭐 가이드를 따라 길을 걷다보니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건설현장이 보였다.
뭐.. 아까 광장을 갔을때 본거긴한데..
여튼 따라서 금암로 지하철역으로 따라갔다.
운천역에서 내려서 5.18 기념공원으로 갔다.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이 있었다.
당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관련자에 대해 한명한명 이름을 새겨놓았다.
평화로운 시위였다고 하지만 총탄은 나이를 구분하지 않았다.
이곳은 5.18 기념조각 및 추모승화공간이라고 했다.
추모승화공간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아쉬웠다.
아.. 버스를 잘못타는 바람에..
뭐 딱히 사전조사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참.. 막막하기도 했다.
근처를 걷다보니 뒤쪽에 5.18 기념문화 센터가 있었다.
안에 들어서니 2013 광주 인권상 축하 음악회를 한다고 했다
원래 오늘까지 2013 세계인권포럼이 있었지만.. 오전에 끝났다고 해서 못갔었는데..
생각외로 이런 기회를 갖게되서 좋았다.
음악회가 끝날땐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는데.. 난 몰라서 그냥 함께 서있기만 했다.
그렇게 막을 내리고 나오니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다.
뭐 기본적이 5.18 민주운동에 관한 간단한 설문 및 5.18 재단에 관한 설문, 그리고 국가보훈처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대표곡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설문이었다.
이 부분에 관한 건 국가보훈처에서 정치적인 색이 강하다고 해서 새로운 대표곡이 필요하는 이유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설문을하는 5.18 기념재단 분께 이 문항에서 국가보훈처가 지정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그런걸 왜 묻느냐는 듯 바라보며 잘 모르겠다는 듯이 말했다.
흠.. 솔직히 5.18 기념재단에서 이러한 설문을 하면.. 그 정도는 설명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 한시간 반정도의 음악회가 끝나고 이제 돌아갈까해서 내려가니 1층에 5.18 기념문화관이 있었다.
역시나 늦은 시간이고해서 문이 닫혀있었다.
그런데 잠시 화장실을 갔다오니 문이 열려 있었다.
문 앞에 관리자분이 있어 혹시 들어가서 봐도 되냐니 괜찮다고 하셨다.
뭐.. 물론 무지 귀찮은 듯한 표정이셨지만.. 여튼.
안에 들어가니 아저씨 한분이 하나하나 보고 계셨다.
나도 뭐 따라서 하나하나 둘러봤다.
각종 5.18관련 문서 및 사진 등 자료를 모아 놓은 곳이었다.
어쩌다보니 앞서 들어간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 이때가 9시 20분이었는데..
10시 50분정도까지 이야기를 했다.
뭐 중간에 내가 광주역에서 23시 기차를 타야된다고해서 움직이긴 했지만.
역시나 그 기차는 놓쳤다.
그래서 광주송정역에 2330 기차를 타고가기로 하고 지하철 역까지 함께 갔다.
아저씨는 하루 숙박하신다고 하셔서 헤어졌다.
흠..
오늘 하루 참 길었다. 온종일 먹먹한 기분을 담은채 돌아다녔다.
광주를 처음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광주라는 도시는 깊은 상처와 슬픔을 품은 도시 같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치유해 주지 않고 이 상처를 이용하려고만 보였다.
또한 독재군부정권의 오점이라 여겨 덮으려고만하고 인정하거나 반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역사는 후세에 맡긴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 우리때는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객관적 판단을 한다 하여도 당시의 실세를 쥐었던 세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 객관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
무엇이 그들의 영향력이 미쳐 아직까지 남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광주는 과거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 새롭게 밝은 모습을 보이길 원해 보였다.
각종 문화행사 및 인권 행사들을 개최하여 새로운 광주의 모습을 보이길 바랬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 보였다.
국가적인 교육의 부재, 관심의 부재.
그리고 광주 혼자만의 추모가 되어가는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의 호응을 이끌어보고자 5.18 민주운동 기념하는 방식으로 밝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너무 밝게만 보이려 하는게 오히려 본래의 뜻 및 실상을 덮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현재 각종 오월길에 대한 컨텐츠도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오월길에 대해 찾아가는 방식이 아닌 도시 자체에 덮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각종 사적지를 찾아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과거를 지우고 그위에 현재 및 미래를 씌우려 한다.
하지만 과거를 품고 현재와 미래는 거기에 어울려야 하는 법이다.
이런 우리나라 정책이 조금 아쉽다.
과거를 지우려 한다. 좋든 나쁘든.
우린 과거를 품고 살아야지 언제나 현재만 살고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라는 말이 단지 학문적인 측면만 인것도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재부터 사적지부터 관리하고 이를 보듬는 것부터 시작이다.
하나하나 시간과 역사를 품고 있는 교육자산인데 우리는 그냥 방치하거나 다 뜯어버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모른다고 욕하지 마라.
우리 어른들이 초래한 결과다.
일본이나 중국이 과거사 왜곡한다고 욕하지 마라.
우리도 똑같이 그러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 반성않고 인정하지 않음에 욕하지 마라
우리도 똑같이 그러고 있다.
내가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
남을 욕하기전에 스스로 떳떳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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