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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 La vie/Le quotidien

그때 그기억은 없었지만..

가끔 잠이 잘 안올때 머리속을 비우고 가만히 숨을 천천히 쉬며 몸이 녹아드는 것처럼 잠을 자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떠오르는 느낌이 쫌 독특한데.

2013년에 계룡에서 동학사로 밀목재를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사고로 30m정도 날아가던 그때가 떠오른다.

사고가 났을 때의 눈앞의 광경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다만 그때 내가 아무런 제약없이 속력에 대한 관성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는데. 

그게 너무나 편했었다. 

몸에 어떤 힘이나 저항도 느껴짐이 없이 그냥 부웅 떠가는 느낌. 

편안한 소파나 침대에 파 묻히는 것과 달리 몸을 감싸는 답답함도 닿는 저항감도 없고 물속에 있을 때 처럼 가라앉음과 뜸의 그 사이의 부력에 대한 저항도 없는.

그냥 자유운동 그 상태. 

그때가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사고의 충격과 고통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찾아왔었지만. 그짧은 그 순간만큼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편안하다고 느낄 만큼 인상적이었다. 

어디에 떨어진다, 부딪힌다. 라는 걱정없이, 두려움없이 그냥 그대로 날아가고 있었던 것에 편안함? 또는 해방감을 느꼈던 것 같다. 

가끔 잠이 오지 않을 때 나도 모르게 머리는 그때를 떠올리는 것 같다.